어제 글을 써놓고 몇몇분들 의견을 보다보니 좀 더 이야기할게 있어서 한자 더 써봅니다.
사실 어제 쓴 글에서 막피분 탓을 많이 했었습니다만 실질적인 문제는 다른데 있기에 그것도 이야기하려 합니다.
막피분들은 지구라트가 가지는 문제점을 증폭시키는 역활을 한 것이고 실질적인 문제는 지구라트 자체가 가지고 있습니다.
이 문제점이 막피분들의 방해와 시너지를 내면서 더욱 강하게 게임에서 사람을 멀어지게 만듭니다.
제 경우를 들어 그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지구라트 이벤트가 오픈하고 처음에는 사람들이 이 이벤트에 잘 접근하지 않았습니다.
그때는 원하는 이벤트 목표를 핫타임 4번이면 달성했었습니다.
그러면 일주일 중 이틀 정도만 핫타임때 들어가서 낮과 밤 2시간씩 파티원들과 노닥거리며
자동 사냥하다 보면 이벤트 목표가 간단하게 달성되었던 것이죠.
그렇게 이벤트 목표가 달성되고 나면 나머지 시간에는 핫타임이던 아니던 원하는 시간에 게임에 접속해서
길드사람들과 이야기도 하면서 원하는 파밍을 하고 놀면 됐습니다. 던전도 가고요.
그 정도의 시간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벤트 보상은 이 게임내에서는 상당한 수준의 보상이였습니다.
애시당초 간단하게 자동사냥하면서 그 시간동안 원하는 파밍을 하는 게임인데 이벤트로 주는 보상은 챙기면 챙길수록 좋겠지요.
딱히 안할 이유가 없는 좋은 이벤트였었습니다.
근데 막피하는 분들이 이벤트를 방해하면서 이게 완전히 엉망이 됩니다.
기획 의도를 알 수 없을 정도로 지구라트는 독특한 점이 몇가지가 있습니다.
일단 들어가면 파티원들을 제외하고는 채팅이 단절됩니다.
또 파티로 플레이하다가 파티원이 한명이라도 죽어서 전장 외부로 나가게 되면
그 파티원은 자동으로 파티가 탈퇴되고 파티에 재가입되지 않습니다.
모든 파티원들이 다시 나가서 그 파티원을 다시 파티에 넣어줘야하는 문제가 발생하죠. 이과정에서 파티가 전부 쪼개지는건 덤이구요.
이게 한두번이지 2시간내내 몬스터한마리 잡아보려는데 계속 파티원이 죽고, 다시 다 나가서 재파티하고 이걸 일주일동안 한100번은 했을 것 같습니다.
결론적으로는 결국 파티플레이를 안하게 됩니다.
여기서부터는 솔로플레이로 이벤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근데 이제 솔로플레이로 이 이벤트를 진행하게되면 진짜 큰 문제점이 발생합니다.
위에서 말한 외부와의 대화 단절입니다.
라그나로크는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하고 채팅하고 노는 재미로 하는거고 게임 자체가 뭐 특별할건 없는 게임입니다.
딱히 무슨 컨트롤을 요하는 게임도 아니구요.
근데 지구라트에 혼자 들어가 있는 동안 완전히 싱글 게임이 됩니다. 아니 그냥 싱글 게임보다 질이 더 나쁩니다.
길드 사람들 입장에서는 분명히 접속해있는 사람인데 아무리 말을 걸어도 제가 대답을 하질 않고
저 또한 길드 사람들이 말거는게 보이질 않으니 대답할리 만무합니다.
본래는 핫타임때 이틀정도해서 달성하던 지구라트 이벤트를
일주일 내내 핫타임때 들어가서 사냥을 해도 이벤트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니 라그를 접속할때마다 그냥 지구라트를 들어가게 됩니다.
하지만 핫타임 아니라도 주기적으로 막피 그분들은 계속 오시죠.
새벽에도 그분들 말마따마 '순찰 한번 돌아야겠다' 하시며 자사 켜놓은거 몇번씩 돌면서 몰살하고 가시죠.
결과적으로 그렇게 접속할때마다 아무것도 안하고 지구라트만 들어가서 주변과 대화를 단절한채 자동사냥 몇번켜서 이벤트 아이템 4~5개 먹다보면
또 죽어있고 그러면서 또 게임을 끄고, 이게 일주일 내내 반복되더군요.
지구라트 이벤트에 왜 그렇게 집착하냐 그거 안하면 죽냐? 하시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되묻고 싶습니다. 라그 비긴즈 안하면 죽나요? 이거 안하면 되지요.
할 수 있는걸 안해야 할 이유가 없고 과금을 하던 안하던 보상은 매력적이였습니다.
제니 파밍, 장비 파밍, 카드 파밍과 더불어 이벤트도 파밍중에 하나인것이고 그런식으로 따지면
던전을 갈 이유도, 보스 타임 때 보스 잡으러 다닐 이유도 없겠지요.
어쨌든 본론으로 되돌아가서, 그렇게 지구라트 이벤트가 많은 사람들을 게임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던 겁니다.
이 이벤트를 처음 접했을때부터 들었던 생각이지만 사실 이 이벤트는 아주 간단하게 정상적인 방법으로 운영이 가능했습니다.
지구라트 전장이라는 PVP 전장을 활성화하려고 이 이벤트를 기획했던거라면
라그 비긴즈 운영진은 지구라트에서 상대방 유저를 처치하였을 때 이벤트 아이템을 획득하도록 만들었으면 되었을 일입니다.
친절한왕비씨의 귀x1 이런거 말이에요.
귀 100개 모아서 이벤트 페이지에서 교환하는 방식으로 만들었으면 PVP를 좋아하는 코어 유저분들이
50명이던 100명이던 그 속에 모여서 열심히 죽이고 죽으며 그들 나름대로 게임을 즐겼을 겁니다.
PVP를 좋아하지 않는 유저들은 애초에 저 이벤트는 PVP유저들을 위한 이벤트로 인식하고 그 시간에 다른 파밍을 하며 게임을 즐겼겠죠.
하지만 지구라트 이벤트는 몬스터를 잡아서 이벤트 아이템을 획득하는 일반적인 방식의 이벤트였고 모든 유저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벤트로 진행 되었습니다.
그것을 어찌보면 가장 기분 나쁜 방법으로 일주일내내 방해당하는것도 모자라서 이 방해 덕분에 일주일내내 아무하고 대화조차 한적 없다는 생각이 들고보니
더이상 이 게임이 매력적인 게임이 아니게 되었던 겁니다.
아마 저처럼 한정된 시간에 잠깐 잠깐씩, 핫타임때 살짝 들어와서 이 이벤트를 목표로 게임을 즐기던 분들의 대부분은 저와 의식의 흐름이 같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결론적으로 라그 비긴즈 운영진이 유저들이 질릴 수 있게 판을 깔아놨고, 막피분들이 그 판위에서 신나게 칼춤을 추면서 쐐기를 박은게 되는 것이겠죠.
MMORPG가 서비스되려면 최소한의 유저숫자가 필요합니다.
게임사가 되었던 막피분들이 되었던 본인들 손으로 유저들을 계속 내보내면 이 게임이 언제까지 지속될까요?
요즘엔 게임사가 게임을 오픈하고 4개월만에도 서버종료를 하고 서비스를 접는 세상입니다.
똑같은 4개월이라고 치면 이제 2개월 남은겁니다.
한번 떠난 유저를 다시 불러들일 수 있을 정도로 라그 비긴즈라는 게임이 매력적인 게임이라고는 생각치는 않습니다.
어차피 이 게임으로 모였던 절대 다수의 사람들은 과거의 향수, 추억으로 시작했던 사람들일 겁니다.
신규유입을 만들어낼 만한 힘도 크지 않을 게임입니다. 어차피 길지 않은 수명을 가지고 태어난 친구일텐데
그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놓고 왜 자기 손으로 목을 조아서 숨통을 끊어 놓으려고 하는지, 그래서 막피하던 분들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겁니다.
저도 PVP 좋아라 합니다. 와우 전장이나 투기장, LOL에 이르기까지 주어진 조건속에서 서로 경쟁하며 우열을 가리는것을 좋아라 했습니다.
하지만 그게 즐거우려면 어디까지나 상대방도 싸울 의지가 있어야 재밌는거 아닐까요?
다른분 글속에도 그런말이 있었지만 기껏해봐야 자동사냥 켜놓은 상대를 계속 죽이고 다니는 그렇게나 재밌으셨나 모르겠습니다.
그게 무슨 재미가 있는지 저로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입니다.
아직 이벤트 기간이 남아 있던데 부디 남아 있는 기간 동안만이라도 아직 게임에 남아서 라그를 즐기는 다른 분들이 더이상은 떠나지 않게
그시간에 다른 생산적인 일을 하시기를 권합니다.
아무런 생산성 없는 그런 일에 매일 4시간 이상씩 소비할 수 있는 그 여유가 개인적으로 부럽기는 합니다만
그래도 좀 더 생산성 있는 일을 하시는게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저는 이미 떠나기에 어찌되던 별 상관도 없지만 그래도 지난 2개월간 게임속에서 만났던 분들은
들였던 노력과 시간에 맞게 오랫동안 즐겁게 라그나로크 비긴즈를 즐기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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